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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도파업이 불법이라는 검찰, 두 가지 오류 철도

완벽한 사실왜곡, 또는 이해 부족이다

 

[기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철도공사 노동조합 파업이 12월 1일로 엿새째로 접어들자, 검찰이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대처 방침을 공식화했다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철도파업에 대해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된다"고 했으니, 충분히 예상된 것이기는 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검찰이 무슨 이유를 내세워 불법파업이라고 할지였습니다. 절차상 문제도 없고, 필수유지업무를 내던진 것도 아니고, 철로를 점거해 철도가 다니지 못하게 한 것도 아니고, 사측이 단체협상 중에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서 단순히 노무제공을 거부한 것뿐인데, 어떤 명목으로 불법이라고 붙일지 예측조차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오늘 대검찰청 관계자가 내놓은 이유는 이것입니다.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해고자 복직은 임단협 사항이 아니고,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정치 투쟁이어서 불법 파업"이라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철도파업에 대해 "타협하고 가서는 안된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헌법상 보장된 노동권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고자 복직 거론해 불법파업?

간단한 것부터 짚고 가면, 노조 해명으로는 해고자 복직 문제는 이미 노사간 합의된 사항이고 노조는 이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노사간 협상의 중심 주제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동안 협상의 주 쟁점은 임금피크제, 근무형태, 근로시간, 연장근로수당, 신규인력 충원 등이라는 것입니다.

해고자 복직 문제는 노사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보수적인 입장에 서더라도, 대법원은 이미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판단한 일이 있습니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그러니, 해고자 복직 이야기가 한 두 마디 나왔다고 해서 이번 파업이 불법파업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이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 취임 이후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기업 선진화에 반대하면 불법 정치투쟁?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는 것이 일종의 정치 투쟁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는 검찰의 발언에, 저는 검찰이 과연 정부가 내놓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내용을 보기는 한 것인가 의심했습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은 기업의 민간 매각이나 자산매각으로 시작하지만, 한 페이지만 넘기면 노사관계문제로 가득차 있습니다. 2009년 3월 30일 나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안(6차)에는, 정원감축, 인건비 상승분 반납, 대졸 초임 인하, 복리후생수준 낮추기, 성과급 차등 폭 확대 등을 선진화 내용으로 들고 있고, 전 기관에 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유도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며칠 전인 11월 27일과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300개 공공기관장들을 모아놓고 1박 2일 동안 한 워크샵에서 향후 선진화 추진 과제로 명시된 것들도 역시 이것입니다. 정원감축, 복리후생, 연봉제 등 임금체계변화는 모두 노사간 단체협약을 바꿔야하는 일입니다. 기획재정부는, 기관장 경영평가시 단체협약을 바꿨는지를 20%로 늘려 반영하겠다고 합니다. 기관장들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단체협약 바꿔야겠다고 몸이 달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가 일방 파기까지 이르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철도공사 허준영 사장도 이 워크샵에서 철도공사 경영개선방안을 발표했는데, 변형근로제 도입, 직무역할급 연봉제, 전직원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뤄낼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단체협약 빨리 바꿔 공기업 선진화의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것이지요.

순수한 노사관계문제를 공공기관 선진화의 주 내용으로 삼은 것은 바로 기획재정부입니다. 노동조합은 원래 근로조건에 대해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사용자와 협상하라고 헌법이 보장하는 조직입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 4호는, 노동조합이 할 일을 "노동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으로 쓰고 있습니다. 5호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노동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사태"를 합법적인 노동쟁의 발생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노사관계 문제에 대해 쟁의행위 하는 것은 현행법에 따라 보호될 사항이지,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이해해서도 안 될 일"로 매도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검찰은 노조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반대하므로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합니다. 완벽한 사실왜곡 또는 이해 부족이 아니라면 이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검찰 수사와 체포영장 발부가 아니라, 노사가 다시 마주앉아 교섭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선진화를 밀어붙여 단체협약 일방 파기사태를 만들어낸 기획재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노사관계를 대화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새기고 자제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일 것입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출처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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